진정한 의미로서의 사회성은 만 3세 이후가 아니면 나타나지 않습니다.

© zacharykadolph, 출처 Unsplash

 

 

[한국독서교육신문 장선영 기자] = 보통 신학기를 앞두면 아이를 보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의 단체기관 입소를 알아보기 위해 엄마들은 검색에 돌입합니다. 아이가 연초 생인지 연말에 태어났는지에 따라 월령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막상 입소 원서까지 써놓고도 보낼지 말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아이의 월령은 성인의 나이만큼 발달상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

워킹맘의 경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 우는 아이와 떨어지는 시간이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저 역시 제가 어린 시절에 일하러 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울부짖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눈물이 차오르는 시각 너머에 점점이 사라지는 엄마의 뒷모습을 통곡하며 바라보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가 울어도 엄마는 가야 한다는 사실을 맥락이 없는 아이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이 들지요.

보통 어린이집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육해 주시지만 이는 36개월 미만 아이의 발달상, 엄마와 분리되는 상황을 겪어내기 힘든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님은 내 아이의 월령과 사회성 발달 단계에 대한 이해를 가지시고, 입소 시기를 아이의 월령에 맞추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0~3세 아이의 뇌는 전두엽, 두정엽, 후두엽이 발달하면서 뇌의 기본적인 구조가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주요 신경세포들끼리의 연결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일어나니 오감을 골고루 자극해 주는 교육이 필요하죠. 만3세 이후~ 4세가 되어야 인간성과 도덕성에 대한 종합적 사고를 하는 전두엽이 주로 발달하기에 아이가 타인과 관계를 맺는 사회성도 이 시기에 발달하는 것입니다. 사회성이라는 것은 눈으로 보이는 행동 특성이고, 아이의 뇌 발달과 사고의 영역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정에서부터 아이의 모습을 잘 관찰하시고, 아이와의 관계를 잘 맺으셔야 합니다.

순한 기질을 가진 아이라도 2세 이전의 행동을 보면 또래 아이들끼리 같이 노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친구의 행동을 관찰만 하고 함께 놀지는 않습니다.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여러 명 있어도 각자 따로 혼자 노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모습이지요. 각자 따로 아이들이 노는 듯 보이지만, 아이들은 상상으로 같은 공간에 있는 아이들과 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 시기 아이들은 평행 놀이를 하는데,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며 독립적인 놀이를 하는 것입니다.

평행 놀이는 아이가 가족 이외의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첫 걸음마입니다. 무의식이 형성되는 36개월 미만의 시기에 아이는 주로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하면서 자신의 첫 경험의 기본값이 생기는데, 따라서 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온전히 사랑받고 경계를 침범당하지 않으며 자신의 소유욕이 채워질 수 있도록 보호받은 아이가 온유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친구와 관계를 맺을 때에 친구의 물건을 함부로 뺏는다던가, 괴롭히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자라게 되는 것이지요.

사회성 발달 측면에서 보았을 때, 1세 아이는 어른의 요구나 의사를 조금씩 이해하고 모방 행동도 보입니다. 12개월까지의 아이는 어른과 수동적이었던 사회적 관계가 점차 능동적, 적극적, 상호 교섭적인 형태로 발전하게 돼요. 만 2세 이후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아이끼리 상호 교섭의 행동을 나타냅니다. 다른 아이에게 말을 건다거나 간단한 놀이에 참여하지만 아직은 따로따로입니다. 일명 따로국밥식이죠. 이를 평행(平行) 놀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내 아이의 월령에 맞게 어린이 기관의 입소 시기를 맞추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 3세가 지난 후에 입소를 하면 아이의 분리불안도가 낮고, 부모와의 1차 관계가 잘 형성된 상태로 친구, 선생님과 2차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므로 아이는 적응도 잘하게 됩니다.

부모님의 근무 특성상 만 3세보다 더 어린 월령의 시기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신다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는 스킨십을 많이 해주시며 아이의 긴장을 풀어주시는 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합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물론 아이를 사랑으로 케어해주시지만, 아이의 발달 단계상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는 1차 대상은 부모님입니다.

가정보육을 하시는 동안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나 문화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실 때 내 아이가 또래 아이와 어떻게 노는지 잘 관찰해 보세요. 평행 놀이 단계를 지나 협동 놀이를 한다는 느낌이 올 때가 있습니다. 그 시기가 평균적으로 만 3세 이후입니다. 육아는 재촉한다고 해서 아이의 뇌가 빨리 발달하지 않아요. 육아는 기다림입니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의 발달을 재촉하기보다 기다려주시며 아이와의 따스한 애착관계를 잘 맺으심이 바람직합니다. 익어야 떨어지는 열매처럼 아이의 애착은 채워져야 독립을 하니까요.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